내 이야기들

13.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다

꾸사장 2025. 6. 19. 07:30

무너지고 나서야,

내가 스스로를 얼마나 방치했는지 보이기 시작했다.

 


그동안 모든 선택과 판단을 친구에게 맡긴 채,

시키는 대로만 움직였다.
그 결과는 실패, 자괴감,

그리고 심한 무기력함뿐이었다.

 


한 달 가까이 무너져 지내던 어느 날,

머릿속에 떠올랐다.

 

 

“이대로 가면 진짜 끝이다.”

 

 

그때부터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.
일단 여러 플랫폼을 하나씩 둘러봤고,

여러 공급처를 알아보기 시작했다.

 

그러다가 문득

"이런 리스크를 겪었는데 왜 또 같은 루트로 찾는거지?"

라는 의문이 생겼고,
"굳이 해외일 필요 있을까?" 하는 생각이 뒤따랐다.

 

 

그러던 중, 괜찮아 보이는 한 업체를 알게 되었다.
제품 퀄리티도 나쁘지 않았고,

조건도 무리 없었다.

 


연락을 주고받으며 견적을 요청하고,

실제 제품을 받아본 뒤에는
이걸로 시작해도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.

 

 

그때는 모든 걸 혼자서 조용히 진행했다.
친구는 내가 여전히 넋 놓고 주저앉아 있다고 생각했는지

신경조차 쓰지 않았다.
되려 그 무관심이 고마웠다.

 


간섭 없이 온전히 ‘내 판단’대로 움직인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.

상품을 하나하나 올렸고,

첫 주문이 들어왔을 때 손이 떨렸다.

 


아주 작고 소소한 매출이었지만,

그게 '내 힘으로 벌어들인 첫 돈'이라는 사실이
이상하리만큼 큰 위로가 되었다.

 

 

그날 밤, 오랜만에 잠이 깊게 들었다.
자다가 깼을 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.

 

 

“진짜 괜찮아질지도 모르겠다.”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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